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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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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1-12-03 07:25:10 조회수 326

이렇게 비도 오고 날씨도 점점 추워지면


홀로 계신 아버지가 더 걱정스럽고 보고 싶고 마음이 아리다


구들장이 깔린 시골의  아랫목보다 더 깊고도 따스한 아버지의 얼굴이


엄청시리 보고 싶어 시골로 향했다


나는 괜찮다며 마른 날에 오라고 오히려 딸의 안전을 걱정하셨지만


나는 괜찮다는 말이 더 마음이 져며와 내 달렸다


 


여름과 가을 내내 새와 다람지를 쫓으며  거둬들인 콩을 가리며


세월을 보내고 계셨다


 


자주 들러야지 하면서 그렇게 쉽게 되지 않는 내 미안한 마음을


맛나는 음식이라도 장만해드리고자  


바쁘게 부엌을 들락거리고


그런 나의 등 뒤에서는 단순하고 지루한 당신의 사소한 일상을


나 보다 더 분주하고 즐겁게 얘기를 하신다


 


깊은 산골에서 사람이 얼마나 그리웠을까 ..


자식들이 얼마나 보고싶을까..


따뜻한 손이 얼마나 그리울까...


아부지 심심해서 우짜예라는 막내딸의 전화에는 항상 나는 괜찮다라고


얼라들 기침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정서방 뜨신밥 해 먹이고 너들 잘 지내면 된다라고..


오히려 걱정하는 나를 달래며 자식의 행복을 더 염려하는 당신..


그런 나는 왜 항상 자기 자식과 남편의 사랑이 먼저인지..


 


큰애 학원 갔다 올 시간이다라며 아버지를 또 그렇게 남겨두고


나의 삶으로 돌아왔다 


그래도


낡은 신문이나 헌 종이에  새로 지을 집을 도면해보시며 


앞으로 다가올 내년을 준비하시며 팔십을 훌쩍 넘기신 당신에게도


꿈을 가지신 울 아버지가 그래도 참말로 고맙다


항상 긍정의 힘을 가지시는 울 아버지가 참말로 감사하다


그런 아버지의 딸이라 진짜로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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